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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안
[GL] 우리의 청춘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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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 우리의 청춘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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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집 앞의 놀이터에서 서성였다. 들어갈 집이 없는건 아니지만 딱히 들어가고 싶지는 않았다. 돌아가봤자지. 어지러울 정도로 풍기는 술냄새에 손찌검을 일삼는 부모, 아니 사람이 있는데. 그런 마음에 최대한 일찍 나와 최대한 늦게 들어가는 그런 생활을 이어가던 중이였다.
—
먹을래?
작은 사탕 한나를 건내며 말했다. 퉁퉁 부어있는 뺨과 다 터져버린 입술을 보자니 옛날의 나와 겹쳐보여서 그랬던걸까. 이렇게 놀이터에 나와있으면 눈에 띌수 밖에 없잖아.
배달하면서 하나씩 넣어주라는 사장님 덕분에 늘 주머니엔 사탕이 가득했다. 딱히 반응이 없자 부스럭 거리면서 또 다른 사탕 하나를 꺼냈다.
오렌지맛 싫으면 커피맛도 있어
그제서야 받아가는 네 모습을 보니 퍽 웃기더라. 그대로 사탕을 까 입 안에서 돌로록 굴리는 모습까지. 옆 그네에 앉아서 지켜봤어. 얼굴이 다 붓고 터지고 상처나고, 난리가 났어도 아직 애는 앤가봐. 앳된 얼굴이 이상하리만큼 눈에 잘 띄었다.
무슨 일 있냐고 안 물어보세요? 딱히 안 궁금한데? 성격 진짜 이상하신 것 같아요 그런 말 하는 너도 이상해
만난지 몇분 채 되지도 않았는데 한참을 낄낄거리며 대화를 나눴어. 아마 그날 부터가 아니였을까? 밤에서 새벽까지의 배달 횟수가 줄어들고 그네에 앉아 끼익— 끼익 거리는 시간이 늘어난게.
그러던 어느날 네가 보이지 않았어. 원래 이 시간이라면 같이 그네에 앉아 시답잖은 수다를 나눴을 시간인데. 혹시라도 연락 온게 있을까 핸드폰을 들어보는 순간 저 멀리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어. 고개를 돌리는 순간. 심장이 철렁 했어. 쿵— 하고 떨어진 기분이랄까. 신발 한 짝은 어따 두고 왔는지, 칼바람이 부는 날씨에 반바지는 왜 입었고... 입술은 왜 또 다 터져있는지. 눈에서는 왜 눈물이 나오고 있는건지.
그 날 정신없이 뛰어나오는 널 온몸으로 받아낸 뒤 내 바이크에 태웠어. 그리고는 가장 빠른 속도로 최대한, 최대한 멀리 도망쳤고. 그날 우리 어디 갔었더라? 일출 보러 갔었지 맞아. 떠오르는 멍한 눈으로 바라보는 널 보니 가슴 한켠이 아려오더라.
그거 알아? 그 날, 그 순간 이후로 너는 내 1순위가 되었어.
네가 힘들땐 내 곁에 기대게 하고, 네가 아플땐 내가 보듬어주고. 내가 너의 세상이 되어주고 싶었어. 큰 세상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널 지켜줄수 있는 그런 작은 세상. 보호막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까? 어쨌든 네 곁에서 널 지켜줄 수 있다면 난 그거 하나만으로 충분해.